아갤러

Posted 2011. 5. 14. 09:32

소통은 관계를 개선시켜 나가기 위함이지 관계를 종결시키기 위한 것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조금 잘 못된 방향으로 사용하게 된 느낌이다.

 타인의 다양성을 수용 해 주고 다른 이의 부족함을 알고도 수용 해 줄 수 있는 넓은 마음. 혹은 아량이니 관용이니 하는 것들이 분명 내겐 결여되어 있다.

나는 항상 부족하고 모자름으로 초조하고 불안하며 자신의 결여를 다른이에게 보충하고자 다른이에게서 일종의 완벽을 원했던 것 같다. 타인의 실수나 모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것이 자신과 그다지 연관 없는 타인이라면 그저 가벼운 콧웃음이라도 치고 넘길 수 있던 것이 그것의 대상이 자신의 파트너, 자신이 깊은 감정을 전이하려는 사람이 되면 더욱 강박이나 결벽적인 것으로 변하였었다. 

 자기 기준내에서 타인을 완벽하게 만듬으로써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려던 심리. 소통과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타인에게 혹은 자신에게 변화를 강요하던 내 방식의 집착과 결벽은 분명 성숙한 의미에서의 사랑과는 조금 다른 모양이라고, 이제와서, 생각 한다. 다만 지금 그것을 파악 한다고 해서 내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끔 해주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아직도 그저 미성숙한 자아이며 사회화가 덜 된 불안전한 존재로써 자신의 좁은 마음을 안타깝다 생각 할 뿐이다.변화 하고자 하나 내게 이 뿌리 깊은 불안은, 실존으로써 너무나 깊고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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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Posted 2011. 1. 13. 02:42

새벽 물기 머금고 탄력있는 잎새 펼쳐 아침 햇살에 싱그럽게 웃음 짓는 것이 꽃의 아름다움이지
밤 바람 달 그림자에 시들어 힘 없는 봉오리 떨구며 잠들어 버리는 것을 꽃의 아름다움이라 하진 않는다.
어떤 것이건 젊고 생명력 넘치는 것은 아름답다. 인간은 아이러니를 말하며 늙고 병든 것도 때론 아름답다 말 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오직 아이러니의 영역 속에서만 가능한 것일 것이다. 죽은 송장 처럼 차갑고 습한, 시간의 냄새를 풍기는 노인을 아름답다 말 하는 사람은 없다. 일단은 젊은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그리려면 젊고 생명력 넘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늙고 병든 죽음의, 완숙한, 시든 생각도 분명 아름다움을 가지곤 있지만 시작이 그것이 되어선 안될 것만 같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생각의 젊음 이라는 것은 밝은 태양, 생명력, 젊음을 직설적이라 부끄럽다 생각케하고 늙은 병듬, 덧없음과 죽음의 것이 더욱 완숙하고 아름다워 보이게끔 한다. 그것은 인간이니 문화니 하는 것이 지닌 아이러니 때문인지 아니면 그것 자체가 생각의 젊은 과정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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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osted 2011. 1. 7. 05:08

 2006년 12월 31일 우리는 둘러 앉아 새해를 기다리며 신정 음식을 먹으며 티비를 봤다. 붕어 조림은 가시도 많고 맛도 없는 음식이라 모두가 먹기 싫어했지만 나는 어째서인지 붕어조림이 좋았다. 처음 일본에서 신정을 셀 때 새아버지는 토시코시 소바 (일본에서 새해 전날 먹는 메밀 국수)는 남자들이 만드는 거라면서 소바를 삶고 어째서인지 붕어조림을 얹어 줬었다. 나는 그때 그게 너무 비위에도 상하고 맛도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매년 신정이 되고 티비에서 신년 특집 방송들이 할 때 쯔음이면 그것이 먹고 싶어 지던 것이었다. 물론 그 때도 지금도 나는 붕어 조림에 젓가락을 가져가긴 가져갔지만 결국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남겼다. 간단하게 새해 음식을 먹은후 그날의 토시코시 소바는 내가 준비했다. 면류라면 자신 있었다. 일단 물을 끓이고 면을 퍼트려서 넣은 다음 면들이 늘어 붙지 않을 정도로만 가끔 저어준다. 면이 끓어 부풀어 올라 냄비 위 쪽을 뱅글 뱅글 회전하기 시작하면 면이 다 익었다는 뜻이다. 면들이 빙글빙글 도는걸 보고있으면 조금 황홀한 기분이 든다. 그 황홀한 기분으로 30초정도 뜸을 들인후 면을 건져 찬물에 행군뒤 물기를 잘 털어준다. 소바는 물기를 잘 털어야 한다. 물기가 있는 소바는 소바도 뭐도 아니다. 미리 준비해뒀던 겐친지루(새해에 먹는 일본식 국)와 소바용 육수를 섞어 온메밀로 준비했다. 다같이 말 없이 소바를 먹는다. 우리 가족은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아마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랐을 것이다. 나는 부모님들을 이해 할 수 있지만 싫어 했었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내게 , 또 아버지는 나와 어머니에게 그랬었을 것이다. 티비에서 제야의 종 파종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윽고 새해에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10, 9 , 8 .. 7 ,
우리는 새해 인사를 주고 받고 설거지를 한 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2층의 오디오 룸에서 클리포드 브라운을 꺼내 듣는가 싶더니 이내 나훈아로 바꿔 듣는거 같았다. 어머니는 아마도 1층의 온돌 방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을 거고 나는 3층의 내방으로 올라와 노트북을 켜고 스타를 하려 했던거 같다. 메신져를 켜자 사람들이 말을 걸어준다. 나도 새해복 많이 받으라고 말 했었던 것 같다. 한국에 온 뒤 신년 음식이고 뭐고 챙겨 먹을 겨를도 없었다. 신년은 지났지만 맛 없는 붕어 조림에 온 메밀이 먹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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